어떤 설명을 들어도, 이 두 단체가 각각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며 왜 가입해야 하는지 참 이해가 어렵다. 실업급여 신청시 필요하다는데, 그래서 직장이 있을때 미리 가입 하라고들 하는데, 대체 이 둘은 무엇인가.
- Union은 "직장 내 내 편"이다. 내가 일할 때 권리를 지켜주고, 회사와 협상해주는 든든한 동료 같은 존재.
- A-kassa는 "실업 시 내 지갑을 지켜주는 보험"이다.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돈을 주는 보험 회사 같은 느낌.
이 둘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역할이 다르다. Union은 “일하는 동안”, A-kassa는 “일 안 할 때” 나를 돕는다고 보면 된다.
Union은 직장 생활에서 나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다. 스웨덴에서는 직업군별로 나뉘어 있어서, 내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적합한 Union에 가입할 수 있다.
- 급여 협상: 회사와 "너희 직원들 월급 더 올려줘!"라고 대신 싸워준다. (참 대단한 존재이지 않은가. 무려 나의 월급을 위해 대신 싸워줌.) 예를 들어, 교사라면 Lärarförbundet(교사 노조)가 학교랑 협상해서 더 나은 월급을 만들어줄 수 있다.
- 근로 조건 개선: 너무 긴 근무 시간이나 위험한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한다. 예를 들어, “스웨덴에서 야근이라니!!” 하면 Union이 나서서 회사와 조정해준다.
- 법적 지원: 회사에서 부당 해고당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처럼 도와준다.
- 교육과 네트워킹: 직업 관련 세미나나 교육을 제공해서 커리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.
Union은 마치 “학교에서 나를 지켜주는 반장” 같은 느낌이다. 내가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을 때 반장이 나서서 선생님(회사)과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. (그런 반장을 본 경험이 없는데…?)
- 내가 엔지니어라면 Sveriges Ingenjörer(엔지니어 노조)에 가입해서 회사와 협상하거나 엔지니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.
- 월 회비는 보통 200~400 SEK 수준.
A-kassa는 내가 일을 잃었을 때 돈을 지원해주는 보험 시스템이다. Union과 달리 "실업 상태"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. 스웨덴에는 약 24개의 A-kassa가 직업별로 나뉘어 있고, 가입하면 실업급여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. (가입되어있지 않다면 정말 최소한의 적은 실업급여만 받게 된다.)
- 실업급여 지급: 내가 실업자가 되면 이전 월급의 70~80%를 준다(최대 1,200 SEK/일). 이걸 "소득 연계 급여"라고 함.
- 실업 확인: 내가 정말 실업자인지, 구직 활동을 하는지 체크한다. 매주 보고서를 받아서 확인한다. (흔히 생각하는 그런 보고서가 아니고 간소화되어 있어 매주 할만함)
A-kassa는 “내가 다쳤을 때 돈 주는 보험사” 같은 존재라 보면 된다. 내가 아파서(실업) 일을 못 하면 병원비(생활비)를 주듯이, 실업 시 돈을 줘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.
- 내가 사무직이라면 Unionen A-kassa에 가입해서 실업 시 월급의 최대 80%까지 받을 수 있다. (상한이 있어서 80% 무조건 보장은 아님을 참고)
- 회비는 월 100~200 SEK 정도이다.
- 연결점: 대부분의 A-kassa는 Union과 연결되어 있다. 예를 들어, Unionen(사무직 노조)에 가입하면 자연스럽게 Unionen A-kassa(사무직 실업보험)에 가입할 수 있다. 그래서 Union 가입 시 A-kassa도 같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.
- 차이점: Union은 “일할 때” 도와주고, A-kassa는 “일 안 할 때” 도와주는 단체. Union은 근로 조건을 싸우고, A-kassa는 실업급여를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.
- 선택 가능: Union 없이 A-kassa만 가입할 수도 있다(예: Alfa-kassan). 하지만 Union과 함께 가입하면 직업별 혜택을 더 잘 받을 수 있다.
- 상황: 내가 스웨덴 IT 회사에서 일하다 해고당했다고 해보자 ㅠㅠ
- Union 역할: 가입한 Sveriges Ingenjörer가 “해고 부당해!”라며 회사와 싸워주고, 재취업 세미나도 열어준다.
- A-kassa 역할: Akademikernas A-kassa에서 “너 월급 80% 줄게, 새 일자리 찾을 때까지 버텨”라며 돈을 준다.
우왕!
- 비가입 시: Union 없으면 싸워줄 사람이 없고, A-kassa 없으면 Alfa-kassan에서 적은 기본 급여(최대 510 SEK/일)만 받을 수 있다.
“설마 에이~ 스웨덴에서 해고가 어떻게 그렇게 잘 일어나. 설마 나한테 일어나겠어?” 라고 한때 이 글의 작성자도 그렇게 생각했었다. 나와 내 주변지인들에게 당장 내일 일어날수도 있는 일이다.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 이런 안일함은, 힘들게 얻게된 스웨덴에서의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수도 있다.
- Union: 직장 생활의 보호자. 월급, 조건, 권리를 지켜준다. (일할 때 내 편)
- A-kassa: 실업 시의 안전망. 돈을 줘서 생활을 유지하게 한다. (실업 시 내 지갑)